묵상
오직 주님만 자랑하라 (고린도전서 1:18-31)
1. 십자가의 역설(18-25절)
고린도 교회가 가지고 있던 영적인 문제는 사람의 언변과 지식이 앞세우며 그것을 자랑했다는 것입니다. 고린도 공동체 안에 있던 분파도 그렇게 시작했습니다. 그들에게 영적 영향을 주었던 지도자들 가운데 누구의 지혜가 더 높은지, 누가 더 말을 잘하는지를 두고 그들은 편이 갈라졌습니다. 결국에는 그로 인한 다툼과 분열이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고린도 교회의 형편을 전해 들은 바울은 그리스도만을 앞세웠습니다. 여러분을 위해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 분은 오직 예수님이시고, 여러분은 그리스도 예수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았다는 사실을 강조했습니다. 자신을 포함해서 예수님 이외의 종교 지도자들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점을 그렇게 표현했습니다.
그러면서 바울은 그리스도께서 자신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면서, ‘말의 지혜로 하지 않게 하셨노라’고 깨우쳐줍니다. 그러니 복음을 전하는 일을 하는 사람에게 말을 잘 한다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는 일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니 말을 잘하는 것은 세상적으로는 지혜로운 증거라고 할 수 있지만, 복음의 사람들에게는 자랑할 이유가 되지 못한다는 말씀입니다.
본문은 바울이 왜 교회 공동체는 말과 인간의 지혜 대신 십자가의 복음에만 집중해야 하는지를 설명하는 내용입니다. 바울은 그 이유를 그렇게 설명합니다. “십자가의 도가 멸망할 자들에게는 어리석은 것이지만, 구원을 받는 사람인 우리에게는 하나님이 능력이기 때문이다.” 십자가의 도는 아무리 화려한 언변과 논리로 설명한다고 해도 멸망할 사람들에게는 전달될 수 없다는 말씀입니다. 인간이 지혜나 총명으로는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십자가의 도가 세상의 지혜를 앞세우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어리석게 들리는 설교인지를 설명합니다. 유대인과 헬라인을 구분해서 설명하지요. 기적을 요구하는 유대인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복음은 거리낌이라고 설명합니다. 왜냐하면 나무에 달려 죽었다는 것은 유대인들에게는 하나님의 저주를 받았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하나님께 저주를 받은 사람을 메시야,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전하는 복음을 유대인들은 받아드릴 수 없었습니다. 이것은 지혜를 중요하게 여기는 헬라인도 마찬가지입니다. 헬라인들에게 십자가는 실패와 패배의 상징이었습니다. 그런데 실패자이신 예수를 구주로 믿고 따르는 그리스도인들과 그들의 복음을 헬라인들은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그저 어리석은 일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니 세상의 사람들에게는 어리석어 보이는 십자가의 복음을 말로 전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선언했습니다.
2. 하나님의 구원의 신비(26-31절)
그러면서 바울은 하나님께서 그렇게 어리석어 보이는 십자가 사건을 통해 당신의 구원을 이루셨다는 가장 분명한 증거를 제시합니다. 바로 고린도 교회의 교우들입니다. 고린도 교회의 교우들은 본래 세상의 지혜로 보면 구원에서 멀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육신의 기준으로 보면 지혜 있는 사람이 많지 않고, 권력이 있고 가문이 훌륭한 사람들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택하셔서 구원하시고 구원받은 성도들의 공동체를 이루게 하셨습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구원의 능력이고 신비입니다. 바울은 그렇게 하나님께서 어리석고 약한 사람들을 택하셔서 구원하신 이유를 설명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지혜 있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시려고 세상의 어리석은 것들을 택하셨으며, 강한 것들을 부끄럽게 하시려고 세상의 약한 것들을 택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세상에서 비천한 것들과 멸시받는 것들을 택하셨으니 곧 잘났다고 하는 것들을 없애시려고 아무것도 아닌 것들을 택하셨습니다.”(27-28절)
그러니 그렇게 구원받은 사람들은 자랑할 이유가 없습니다. 자랑할 것이 있다면 오직 주님을 자랑해야 합니다. 주님을 자랑하며 주님 안에 머물러야 합니다. 그럴 때 세상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영적 열매를 풍성하게 맺을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십자가의 도가 하나님의 구원의 능력이라는 증거는 멀리 있지 않습니다. 우리 자신이 그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구원받은 것은 우리의 지혜 때문도 아니고, 우리의 능력 때문도 아닙니다. 우리가 구원을 받은 것은 오직 세상 사람들이 어리석다고 하는 십자가의 사랑과 은혜 때문입니다. 십자가의 사랑과 용서와 은혜 덕분에 구원을 받았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랑할 것이 없습니다. 자기의 능력이나 지혜를 자랑하지 않아야 합니다. 오직 자신이 ‘하나님의 자녀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음’을 자랑해야 합니다. 우리가 자랑할 것이 있다면 오직 ‘주님을 자랑’해야 합니다. 그렇게 주님을 자랑하는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는 은혜와 사랑의 풍성함이 있습니다. 반면 아직도 세상의 지혜와 강함과 높음을 자랑하는 사람들은 그리스도의 십자가 은혜를 어리석은 것으로 만들 뿐입니다. 그들은 주님의 몸을 나누고 깨뜨리는 죄를 범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오늘 우리가 십자가의 복음을 기뻐하며, 그 십자가에 나타난 주님의 은혜와 사랑을 자랑하며 살아야 합니다. 그 주님의 은혜로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으니, 주님 안에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주님은 우리는 연약하지만 ‘주님 안에 머물러’ 기도하고 주님과 교통함으로, 주님이 주시는 영적 열매를 풍성하게 맺으며 살아갈 수 있기를 축복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세상의 지혜로운 사람들과 강한 사람들을 부끄럽게 하는 능력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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